영화이야기

[클라우드 아틀라스] 어렵다? 어렵지 않다.

July.11th 2013. 1. 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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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나의 위시리스트에는 없는 영화였다. 그냥 몇년 전 부터 들려오던 배두나라는 한국배우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워쇼스키 남매의 영화는 매트릭스 이후로 쭉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볼 거라고는 전혀 네버 에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너무 많은 영화를 봐서인지 딱히 볼 영화도 없었고 또 이상하게 개봉일이 다가오니까 끌리기 시작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보기위해 영화관을 찾게 되었다.


 SF물의 특성상 정말 드라마틱하게 재미없지 않은 이상 큰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과 빵빵 터지는 사운드를 통해 본다면 실패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큰 상영관에서 해주는 코엑스 메가박스를 찾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는 172분이라는 엄청나게 긴 런닝타임 딱 하나였다. 그렇게 클라우드 아틀라스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잘 알려진대로 영화는 6개의 에피소드들이 계속해서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그 하나로도 충분히 영화화해도 될 만큼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딱히 엄청나게 신선한 소재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한 내러티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 6개의 에피소드에는 각각의 주인공들이 주, 조연을 넘나들며 다양항 역할로 분해서 등장하는데 각 에피소드에서 배우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영화를 재밌게 보는 나름의 방법일 수 있겠다.


 

 영화는 꽤 긴 시간동안 상영되지만 엄청나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건 아마도 영화의 리듬, 속도조절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짦게 에피소드들을 교차시키면서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바로 호흡이 긴 영상들을 보여주면서 담담하게 진행시키다가 중반이후로는 다시 에피소드간의 교차도 빨라지고 속도감 있는 영상들을 내보내 주다가 절정에 달해서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의 절정을 빠르게 교차시켜 보여주면서 모든 에피소드들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 간다. 이는 마치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가 단 하나의 파트도 놓치지 않고 끌어가기 위해 지휘하는 모습같았는데 3명의 감독이 있음에도 어느 한 부분에 치우쳐지지 않고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면서(실제로 에피소드중에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곡을 작곡하는 내용이 있고, 또 그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계속해서 이 영화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무엇보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지배-피지배 구조에서 나오는 억압과 착취였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아마도 워쇼스키 남매의 대표작인 매트릭스에서  기인하는데 그들이 매트릭스라는 구조를 통해서 보여주는 사회에 대한 시각이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나오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보여주는 이야기와 상당부분 일치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모든 에피소드에는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고 강자는 약자를 착취하며 약자는 억압을 벗어나기위해 발버둥 친다. 이는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진짜 세계를 찾기 위해 인간들이 저항하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고, 또 영화내에서 손미와 장혜주가 순혈인간들에게 추격당하는 장면은 매트릭스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였고, 둘의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또한 매트릭스의 네오와 트리니티와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전달하고 자 했던 메세지는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이런 지배-피지배 구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으며 그것을 저항하는 일은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한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것을 동양철학의 중심인 불교의 '윤회사상'을 이용하여 볼거리를 주는 SF물로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어렵게 보려면 한없이 어렵게 볼수도 쉽게 보려면 한없이 쉽게 볼 수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인 사랑의 메세지를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지구는 돌고있어.. 라는 메세지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무런 메세지를 느끼지 못해도 무방하다. 영화는 영화니까.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싶은 영화. 하지만 쉽사리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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