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퍼펙트게임>엔 있고, <투혼>엔 없는것

July.11th 2012. 1. 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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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두편의 영화를 보았다. 



 개봉전부터 화제를 몰고온 최동원vs선동렬의 15회 연장 혈투를 그린 퍼펙트게임과 개봉전에만 홍보활동으로 관심을 조금 받았


던 김주혁,김선아의 한물간 야구선수이야기 투혼. 퍼펙트게임은 연말 대목시즌에 개봉하여 지금까지도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 

하고있고 투혼은 흥행성적에서 전혀 투혼을 발휘하지 못한채 개봉 2주일여만에 아웃되고 벌써 DVD가 돌고있다. 야구라는 소재


로 만든 두 영화에 대체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먼저, 퍼펙트 게임을 살펴보자. 퍼펙트게임은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이다. 그리고 그 실화는 우리나라 야구계의 전설 최동원

과 선동렬의 대결이다. 최고의 인기스포츠와 최고의 인기선수들의 최고의 대결을 그린 그야말로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시작한

영화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재료가 항상 좋은 결과물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동을

깎아먹는 역할을 할 수도있고 너무 감동에만, 너무 재미에만 치중하게 된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버리기 때문인다. 하지만 박희곤 감독은 이 환상적인 재료를 환상적인 요리로 만들어 냈다. 두 선수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이야

기를 재배치하면서 긴장감을 극대화 했고, 전작 인사동스캔들에서 보여줬던 박진감있는 화면 구성과 편집으로 두 선수가 긴 시

간동안 만들어 왔던 이야기들을 지루함없이 솎아내었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최동원과 선동렬의 감정을 한껏 느끼

면서도 그 둘의 경기를 간절히 원하는 관객의 자세까지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내면을 보여주면서도 극의 후반부로 가기까지

의 영화 자체의 힘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런면에서 퍼펙트게임의 정말 퍼펙트 했다.


 그럼, 투혼으로 넘어가보자. 김주혁과 김선아라는 검증된 연기력의 두 배우와 롯데라는 인기구단을 배경으로 한다는점. 그리고


흔히 볼 수있는 컨셉인 스포츠를 통한 감동과 휴머니즘. 투혼을 둘러싼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투혼은 어떻게된


일인지 전혀 흥행파워를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왜일까?

 
 투혼은 충실이 스포츠드라마의 공식을 따른다. 한 때 잘나갔던 야구선수의 좌절을 보여주고 부활의 계기를 제시해 주고 다시

한 번 날아오르면서 감동을 가져오는 스토리. 투혼은 아주 충실하다. 스포츠맨으로써의 김주혁의 이미지는 조금 어울리지 않지

만 흥행을 방해할 정도의 요소는 되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이 공식을 너무도 충실하게 따르는 탓에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그렇게 잘 못 만든 영화로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방식,

친숙한 카메라워크, 친숙한 마무리가 우리에게 지루함을 주었고 호흥을 얻지 못한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퍼펙트게임은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긴장감과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었지만, 투혼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언

제 끝나려나 하며 다 아는 영화를 한 번 더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말았다. 모두가 아는 실화를 더욱 두근거리게 재구성한 퍼펙

트게임과 처음보는 영화를 모두가 아는 영화처럼 만들어 버린 투혼. 바로 이점이 두 영화의 결정적 차이가 아닐까.



2012시즌 이와 같은 전설적인 대결이 탄생하길 기원해본다. 퍼펙트게임, 야빠놈들이랑 한번 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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