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야기

[1일 1런] Day 1. 새벽의 공기는 생각보다

July.11th 2021. 5.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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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달리기를 결심한 후 무작정 달려보기로 했다. 새로 마련한 런닝화와 함께 라면 어디든 달릴 수 있을 꺼라는 자신이 들었다. 팍팍한 직장인의 삶을 영위하면서 퇴근 후 러닝을 한다는 건 지친 하루일과를 마치고 온 나에게 가혹한 형벌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되어, 어차피 고단한 하루를 보낼 꺼라면 저녁의 나보다는 아침의 나에게 그 고통분담을 전가하고 싶었다. 이러한 연유로 나의 첫번째 러닝은 새벽에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띠디디딕- 띠디디딕-'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맞춰진 나의 알람이 울리고 첫번째 러닝을 위한 힘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보았다. 잠시 5분간의 침대와 나와의 무언의 사투가 끝나고 겨우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어제 저녁에 고이 셋팅해두었던 운동복과 런닝화를 챙겨신고 새벽공기속으로 몸을 던지며 힘차게 출발하였다.

 내가 뛰기로 마음먹은 장소는 집근처의 홍제천변인데 집에서 약 500미터만 걸어가면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찌뿌둥한 몸을 가볍게 풀고 첫번째 러닝을 시작해 본다. 그 전에 일단 좀 뛰는 사람들은 다 한다는 나이키 러닝 클럽앱을 켜고 오늘의 달리기를 기록할 준비를 한다. 인간은 기록의 동물이며 나는 기록이 기술보다 위대하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떄문이다.

 약간의 마음의 준비와 함께 발을 떼본다. 예전에 몇 번 달려봤을 때보다 몸이 많이 무거워진 상태라 무릎과 허리에 혹시나 무리가 가지는 않을까 노파심도 생겼지만 어쨌든 오늘은 달리기로 한 날이고 목표인 3km의 거리를 꼭 완주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달려나가 본다. 몸을 스치는 바람과 나의 숨소리가 교차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새벽이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분들이 나처럼 뛰기도, 걷기도 하며 하루를 열고 있었다.  아직 한창 이불속에서 깨고나면 기억나지 않을 꿈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시간인데 이렇게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2km쯤 뛰었을까 허리쪽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가볍게 뛰자는 마음가짐과 달리 나를 스쳐가는 바람소리가 느껴질때마다 조금씩 속도를 올리며 뛰었던 것이 조금 몸에 무리를 준 것 같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다치지 않고 해나가는 것인데 운동의 첫 시작부터 마음이 너무 앞선 내 자신을 반성해 본다. 2.5km를 달리고 남은 거리는 가볍게 걸으며 오늘의 러닝을 마무리했다.

무엇이든 시작이 참 어렵다. 오늘 그 시작을 했다는 사실에 만족하자.

 

오늘의 러닝

거리 : 2.8km / 페이스 : 7'00'' / 시간 : 19:50

 

Day 1 새벽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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