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25

[콘크리트 유토피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2023 엄태화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대지진으로 모든것이 무너지고 아파트만 남았다. '우리 황궁아파트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격인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대지진 이후의 디스토피아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립된 공간 한정된 자원 그리고 다양한 인간상의 조합을 통해 서사를 만들어간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주요인물로는 아파트의 대표가 되어 오로지 아파트만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영탁', 아내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살아가는 '민성', 아파트보다 사람을 우선시 하는 민성의 와이프 '명화', 아파트의 여론을 만들고 영탁을 움직여 주민들을 선동하는 부녀회장 '금애' 정도를 들 수 ..

영화이야기 2023.08.13

[AIR] 에어 조던의 탄생?

아주 오랜만에 예고편을 보고 설레는 영화가 나왔다. 굿 윌헌팅부터 멧데이먼 + 벤애플렉 콤비의 조합은 언제나 나의 심장을 공격적으로 공격했던 영화스러운 영화들이었다. 두 배우와 내가 좋아하는 어떤 기업(브랜드)의 이야기를 영화로 볼 수 있게됨에 너무 감사하다. 잊지 않고 4월에 영화관으로 달려가야겠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에어조던을 신은 백호가 생각나면서 아직 보지못한 슬랭덩크 더 퍼스트가 생각난다. 이번 주말엔 일단 슬램덩크로

영화이야기 2023.03.02

[수리남] 수 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남 SURINAME, 2022 윤종빈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장첸 8월부터 내내 추석을 기다렸던 이유는 오랜만에 갖는 부모님과의 시간과 좋아하는 명절음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리남 때문이었다. 넷플릭스, 윤종빈, 하정우, 황정민, 마약, 실화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을 설명하는 단어의 나열만으로도 대단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으며, 적절한 긴장감과 긴박함이 가득한 예고영상은 수리남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기다렸던 수리남이 오픈되었고, 연휴의 마지막날 설레는 마음으로 넷플릭스 버튼을 눌렀다. 뚜둥. (여기서부터 스포주의)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던 강인구(하정우)는 어릴적 친구인 응수(현봉식)의 제안으로 수리남에 홍어무역을 하러 떠난다. 홍..

영화이야기 2022.09.13

[스타 이즈 본]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과 사랑해 본 적 있습니까?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2018 브레들리 쿠퍼 브레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샘 엘리어트 영화는 시작부터 강렬하다. 잭슨(브래들리 쿠퍼역)의 공연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한 순간도 호흡을 놓치지 않고, 135분이라는 꽤나 긴 러닝타임을 이끌어 간다. 근래에 이렇게 몰입감 높은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 영화의 호흡은 대단하다. 인기 뮤지션인 잭과 무명의 가수 지망생인 앨리의 만남과 사랑, 서로의 재능과 진심을 알아보는 모습에서 어떠한 사람과 사람의 진실된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느껴졌다. 재능은 있지만 꽃피우지 못하고 바에서 공연하던 앨리를 한순간에 알아본 잭. 둘은 서로의 재능과 매력에 빠져 사랑을 시작한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칭찬하고,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는 이 남자를 어찌 사랑..

영화이야기 2018.10.21

[스플릿] 어쩌면 스트라이크 보다 더 중요한 건 스페어처리 일지도

[스플릿] 스플릿, Split, 2016최국희유지태, 이다윗, 이정현 언제나처럼 무의식적으로 TV를 켰다. 올레TV는 원치 않아도 무비스타소셜클럽 이라는 영화방송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보여주는데,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그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방송에는 최근 굿와이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유지태가 나와 있었고, 그때의 말끔한 모습과는 다른 아주 히피한 모습으로 등장해 있었다. 그렇게 영화 스플릿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유지태가 소개한 영화 '스플릿'은 '볼링'이라는 종목을 다루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크게 신선하거나 매력적인 줄거리를 가진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소싯적 나름 볼링좀 쳐 본 사람으로써 브라운관에 펼쳐지는 예고편 속 볼링핀이 시원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

영화이야기 2016.11.11

[무한대를 본 남자] 지적인 브로맨스 영화의 법칙

무한대를 본 남자, The Man Who Knew Infinity, 2015 맷 브라운 데브 파텔, 제레미 아이언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의 천재를 다루는 영화는 대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주인공인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업적들의 이면에 어떤 고뇌와 노력이 있었는지 또 전혀 몰랐던 어떠한 숨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대중들은 궁금해 하기 떄문에 기본 골자에 영화적 상상력을 '잘'만 더하면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무한대를 본 남자는 일반적인 실화기반의 천재영화의 공식들을 철저히 따르지는 않는다. 라마누잔이라는 주인공은 난생 처음 들어 본 수학자이며, 또한 그의 업적 이라고 할 수 있는 '공식'들은 내가 공식적으로 한번..

영화이야기 2016.11.11

[데몰리션] 당신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온전히 분해해서 보여준 적이 있습니까?

데몰리션 Demolition, 2015 장 마크 발레 제이크 질렌할, 나오미 왓츠, 크리스 쿠퍼 아내의 죽음, 그 이후 찾아온 무감정의 연속,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본 적 있을 법한 슬픔 앞의 무감정 상태. 슬퍼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감정은 스스로 슬퍼하지 못한다. 무언가가 고장나버린듯한 마음. 어딘가에서부터 꼬여버린 감정상태를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하는 걸까. 주인공은 아내의 죽음앞에서 왠일인지 눈물이 나지 않는다. 분명 사랑하는 그녀였고,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그녀였다. 하지만 어쩐지 그녀의 죽음앞에서 슬프지가 않다.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는 아내의 죽음 이후 주위의 모든 것들을 분해해 나가기 시작한다. 자신의 고장난 마음을 ..

영화이야기 2016.08.04

[카트] 영화같은 실화와 실화같은 영화, 그 사이 어딘가의

[카트] 카트, 2014 부지영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실화같은 영화가 있고, 영화같은 실화가 있다. 카트는 후자에 가까운 영화이다. 정규직을 기대하며 회사에 순종하는 주인공(염정아분)이 마트의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으며 "을"의 반란을 일구어 나가는 이야기가 영화의 골자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가정사와 마트내 다른 여사님들의 이야기들이 얽혀져 나가며 영화를 이루고 있다. 2007년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영화화한 만큼 비정규직들의 실제 노동환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우리가 늘 부딪히지만 알 수는 없었던 숨겨진 이야기들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들어섰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나올때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소위 말하는 감독의 '지름'이 부족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영화이야기 2014.11.14

[월플라워] 따듯하진 않지만 포근한 그들

[월플라워] 월플라워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 2012 스티븐 크보스키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영화는 하이틴 영화의 가면을 쓰고 관객의 깊숙한 내면을 간지럽힌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학창시절 혹은 그 무렵의 불안함을 증폭시키며 균형적인듯 균형적이지 않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흩뿌려 나간다. 친구, 사랑, 나의 삶, 이 세가지 고민에서 기인한 그들 집단은 어쩌면 부족한 우리 모두를 상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올드팝송과 함께 해서, 아름다운 비주얼의 여배우가 함께해서 너무 기분 좋은, 아니 마음이 동하는 영화, 월플라워였다. 찰리 찰리라는 이름과 딱 맞게 생겨먹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샘 엠마 왓슨이 연기함으로서 나..

영화이야기 2014.08.19

[her] 육체가 없는 사랑과 사랑이 없는 육체적 관계의 고찰

[her(그녀)] 사랑했던 여인과의 지지부진했던 관계를 끝내고, 지루하기 짝이없는 삶을 살던 한 남자는 드디어 자신을 완벽히 이해해주며 지적인 사유와 취향까지 완벽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여인과의 연애를 시작한다. 완벽해 보이는 이 연애에서 딱 하나 부족한 것. 그녀는 육체가 없는 인공지능 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든 영화 her이다. 영화는 120분 내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던진다. 주인공은 사랑했던 여인과의 이별 후 우연히 만나게 된 OS(컴퓨터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어쩌면 완벽할 줄 알았던 사만다 또한 OS로서의 한계를 보여준다. 영화는 단순히 '아, OS랑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어 사랑이란 인간과 인간과의 고유한 영역이야'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영화이야기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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