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무한대를 본 남자] 지적인 브로맨스 영화의 법칙

July.11th 2016. 11. 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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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를 본 남자, The Man Who Knew Infinity,  2015

맷 브라운

데브 파텔, 제레미 아이언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의 천재를 다루는 영화는 대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주인공인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업적들의 이면에 어떤 고뇌와 노력이 있었는지 또 전혀 몰랐던 어떠한 숨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대중들은 궁금해 하기 떄문에 기본 골자에 영화적 상상력을 '잘'만 더하면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무한대를 본 남자는 일반적인 실화기반의 천재영화의 공식들을 철저히 따르지는 않는다. 라마누잔이라는 주인공은 난생 처음 들어 본 수학자이며, 또한 그의 업적 이라고 할 수 있는 '공식'들은 내가 공식적으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지식들이었다. 주인공이 유명하거나, 업적이 유명하거나라는 공감의 포인트가 전혀 없는 그런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였단 뜻이다. 다만, 둘의 브로맨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굿윌헌팅'의 '그것'들과 닮아 있었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 나는 이 영화를 연차를 쓴 아까운 하루의 1시간 48분이나 할애에서 굳이 침대와 몸을 분리해서 꾸역꾸역 영화관까지 가서 본 것인가? 라는 의문이다. 답은 이 영화의 홍보포인트에서 찾을 수 있는데, 내가 끌렸던 이 영화의 키워드는 딱 두가지였다. '이미테이션게임'의 제작진, '지적브로맨스의 끝판왕'이라는 두가지이다. 전자의 경우는 애니악 전에 최초의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전시라는 시대상황을 잘 버무린 수작을 만든 제작진이 만든 또다른 '천재영화'라는 점에서, 두번쨰는 '굿윌헌팅'의 향기를 풍기는 수학이라는 소재와 천재를 발굴해내는 학생과 교수의 '브로맨스' 영화라는 점이었다. 쨌든 이러한 이유들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결하다. 인도의 수학천재가 케임브리지로 넘어가서 새로운 공식을 증명하지만 인간적인 외로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죽는다. 그의 업적은 지금까지도 인류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도이다.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아, 스킨스의 장난꾸러기 데브파텔이 훌륭한 정극연기를 보여주는 것과, 제레미 아이언스의 중후한 신사의 모습은 지루한 영화에서 그나마 빛나는 부분이라고 할수 있겠다.


 수학을 사랑해서 아직도 이따금 공식들을 증명하고자 하는 학자정신이 가득한 사람에게는 추천. 천재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보지 않고는 못견디는 천재중독자에게도 추천, 개봉한 영화를 다 보고도 볼 영화가 없지만 돈과 시간이 남아돌아 컬렉션의 한자락에 이 영화 포스터를 두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영화광에게도 추천한다. 꼭 그러한 사람들에게만 추천하겠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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