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카트] 영화같은 실화와 실화같은 영화, 그 사이 어딘가의

July.11th 2014. 11. 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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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카트, 2014

부지영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실화같은 영화가 있고, 영화같은 실화가 있다. 카트는 후자에 가까운 영화이다.  정규직을 기대하며 회사에 순종하는 주인공(염정아분)이 마트의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으며 "을"의 반란을 일구어 나가는 이야기가 영화의 골자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가정사와 마트내 다른 여사님들의 이야기들이 얽혀져 나가며 영화를 이루고 있다.

 

  2007년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영화화한 만큼 비정규직들의 실제 노동환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우리가 늘 부딪히지만 알 수는 없었던 숨겨진 이야기들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들어섰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나올때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소위 말하는 감독의 '지름'이 부족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저 딱 필요한 만큼 안타깝게 표현되고, 갑의 위치에 있는 마트 정직원들도 딱 필요한 만큼만 악하게 표현된다. 이로 인해 첨애하게 대립해야 하는 두 집단의 대치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고, 이는 영화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영화같은 실화를 영화로 옮긴 카트였으나, 실화의 전달과 영화적 완성도 사이에서 감독은 갈등한듯 보인다. 창살사이로 비춰지는 주인공의 표정과 아들의 알바비로 생활해야하는 엄마의 감정을 핸드헬드로 표현한 부분, 클라이막스에서의 슬로우모션 처리는 영화속 주인공들의 감정을 기술적으로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영화는 화면구성이나 촬영기법 보다도 좀 더 가까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더 속깊은 이야기들을 전달했어야 하는 영화가 아니었다 싶다.

 

  뭐 어쩌면 내가 너무 다큐를 기대한 걸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봐야할 영화, 카트였다

 

 

*다 쓰고나니 기승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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