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이야기

[N년 사용기] 앤프로2 블루투스 기계식 키보드(Anne Pro2 Keyboard)

July.11th 2021. 8. 1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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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서 샀으면서 성능까지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맙시다. 생각해봐요 그냥 예뻐서 산거잖아요'

 

앤 프로2 블루투스 키보드(Anne Pro 2 Bluetooth Keyboard)

 

구입처

 알리익스프레스 2년 전쯤 구매함 가격은 5만원 정도.

 

구입목적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하고 싶어 수많은 유튜브 리뷰를 살펴봤다. 그런데 정작 아이패드 프로는 안사고(물론 지금은 질렀다) 리뷰에 나온 이 앤프로 2 무선 블루투스 기계식 키보드에 꽂히는 바람에 PC에서도 사용하고 미래에 곧 언젠가 사게 될 아이패드용으로도 쓸만할 것 같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이 영롱하고 예쁜 기계식 키보드를 영입하게 되었다.

 

제품의 스펙

 앤프로2의 경우 구매시 옵션을 설정할 수 있는데 스위치 종류는 카일/게이트론 2가지 이며 각각 적축/청축/갈축 스위치의 옵션을 고를 수 있었다. 구입당시에는 기계식키보드에 대한 지식도 미비한  상태라 적축은 조금 심심할 것 같고, 청축은 너무 카랑카랑 시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난무난하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어디에서 사용하더라도 하등의 부담이 없는 게이트론 갈축제품으로 선택하였다. 아 그리고 키캡놀이를 할 생각이었으므로, 하우징은 하얀색으로 선택하였다. 충전단자는 요즘스타일인 C타입 단자로 되어있어 굳이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을 찾아다니며 충전할 필요가 없어 좋았는데, 붉은색 C타입 케이블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앤프로2의  가장 큰 특징은 키배열이 포커배열이라는 점인데 아무래도 방향키, 기능키 등이 빠져있는 다소 변태적인? 형태이다 보니 사실상 적응에 적응에 적응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이다. 기본 키캡은 ABS키캡으로 영문 각인이 된 제품을 선택했는데 가성비를 따지자면 이 가격에 PBT키캡을 제공하는 키보드도 물론 있겠지만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건 정말 그냥 예뻐서 쓰는 키보드이다.

 

사용기

키보드를 구입한 사실조차 까먹고 있을 때 즈음 알리에서 배송이 도착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모서리가 구겨진 박스에 우당탕탕 도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나름 뾱뾱이 포장이 되어있어 제품박스는 멀쩡한 상태로 도착했다. 제품을 개봉해보니 하얀색 하우징의 내가 지금껏 봤던 기계식 키보드 중 가장 앙증맞은 모습을 한 앤프로2가 자태를 드러내었다. 이 세상 모든 키캡을 사주고 싶을 만큼 키보드의 외관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인간은 내면이 아름다워야 하고 기계는 외관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명제가 다시 한번 상기되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의 미학.

  • 타건감

  구입 당시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는 느낌으로 일렉트로마트나 용산 타건샵등을 종종 다니며 나에게 맞는 스위치를 찾아가는 단계였는데, 앤프로2의 첫 키감은 정말 괜찮았다. 최초의 구입목적은 예쁘고 키캡놀이를 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계식 키보드 였는데 타건을 해보니 게이트론 갈축과 스위치의 만듦새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레오폴드 체리갈축처럼 쫀득거리는 느낌은 아니지만 게이트론 특유의 부드럽지만 구분 감 있는 키감이 앤프로의 기본 키캡과 잘 어울리도록 되어있어, 한참을 타건하며 즐거움을 느꼈다. 예쁘다는 장점에 타건감이 좋다는 새로운 장점이 더해졌다.(물론 타른 스위치와 축의 조합은 또 다를 수 있다)

  • RGB & 블루투스

 제품은 화려한 RGB를 제공하는데 나름 전용 소프트웨어도 있으므로, 개별설정이 가능하다. 효과의 종류나 RGB의 광원수준이 상당하기 때문에 어두운 방에서 RGB효과를 느끼며 즐기는 분들에게는 꽤나 괜찮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블루투스 페어링은 최대 4개의 기계까지 지원하는데 전환방식이 조금 헷갈리기는 하지만 적응하면 전환 속도나 페어링의 안정성이 상당히 괜찮기 때문에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나로서는 아이패드와 데스크탑 PC, 휴대폰을 왔다 갔다 하며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했다.

  • 사용성

 하지만 앤프로2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자, 포커배열 키보드의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는 바로 방향키이다. 앤프로2는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기능키와 쉬프트키의 조합으로 방향키를 대체하고 있는데, 가볍게 톡 누르면 방향키로 작동하고, 길게 힘주어 누르면 본연의 기능이 작동되는 식이다. 처음에 이 방식에 적응하기 까지 너무 많은 오타와 고통을 느꼈고, 사실상 메인 키보드로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옆에 두고 문서를 작성하거나 오롯이 타건감을 느끼고 싶을 때 혹은 키보드 워리어가 되고 싶은 그런 날만 찾게 되었다. 예쁘고 착한데 센스가 없어 어디 중요한 자리에는 데려갈 수 없어서 안타까운 그런 후배같은 키보드의 느낌이다.

 

최종평

 지금 구글이나 네이버를 켜서 블루투스 기계식 키보드를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제품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포커배열의 작고 귀여운 스타일의 키캡놀이가 가능한 키보드는 많지 않기 때문에 출시된지 3년이 지난 이 제품이 아직도 유튜버분들에게(잇섭님의 채널에도 소개되었다) 종종 소개되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도 주력이 아닌 서브정도의 역할로 이 정도 기능을 가진 키보드로써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PC로 하는 업무나 게임 중 F1~12의 펑션키가 필요없는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할 때는 재밌는 키감으로 인해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태블릿의 보조키보드로는 블루투스 페어링이 꽤나 안정적이기 때문에 태블릿으로 문서작업을 하거나 키보드를 사용할 일이 많은 분들은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이런 사람에겐 딱

  • 태블릿에 사용할 예쁜 기계식 키보드 그러니까 거기에 키감과 RGB를 곁들인 어떠한 기계가 필요한 분
  • 호기심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작고 귀여운 기계체를 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분
  • 키캡놀이에 빠져 최소 3세트 이상의 키캡을 보유하고 있는 분
  • 예쁜 것이 불편함을 넘어설 수 있다고 믿는 예쁨론자
  • 방향키가 없어도 인생의 방향을 잘 세울 수 있는 올곧은 분
  • 이걸 사서 사용해보지 않으면 앞으로 살 때까지 고민만 하다가 언젠가 결국 사실 분
  •  

이런 사람에겐 그닥

  • 데스크탑의 메인 키보드로 기계식 키보드를 단 한 대만 영입할 예정인 분
  • 오피스마스터로 마우스보다 키보드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시는 분
  • 설사 키보드가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분
  • 가성비가 중요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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