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이야기

[N개월 사용기] 키크론 K3 Retro 적축(Keychron K3 Retro Red Linear Low Profile)

July.11th 2022. 9. 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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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수십가지였지만, 그냥 너무 갖고 싶었다.'

 
Keychron K3 Retro Red Linear Low Profile

 

 

왜 구입했는가

 킥스타터 시절부터 키크론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던 사람으로써 종종 키크론 홈페이지를 탐색하곤 하는데, K3 Retro 모델을 보는 순간 '아 나는 저 아이를 사게 될 운명이구나'라고 직감했다. 다만 집에 장식되어 있는 다른 여러 키보드들을 바라보며 '더 이상은 안돼'라고 애써 외면하며 여러 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고민은 배송만 늦출뿐이며, 인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데 특화된 동물이 아니던가? 사보고 마음에 들면 다른 키보드들 몇 개 정리해서 차대변을 맞추자는 마음으로 궁극의 합리화 스킬을 시전하였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내 손에는 K3 Retro 모델이 들려있었다.

 

제품의 스펙

스위치 : Gatron Linear RED(Low Profile)

하우징 : 알루미늄+ABS

키캡 : ABS(Low Profile)

무선연결 : 블루투스 5.1

RGB유무 : X

 

사용기

스위치(게이트론 리니어 로우프로파일 feat. 적축)

 갈축마니아로서 이번에도 갈축을 구입해야하나?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K3 Retro 모델의 특성상 집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카페에서도 사용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떄문에 갈축보다는 적축이 조금 덜 부담스러운 느낌이었고, 로우프로파일 적축의 느낌이 궁금하기도 하여 적축모델을 선택했다.

 스위치 자체는 갈축에 비해 쫀쫀한 느낌은 덜했지만 키캡과의 연결이 기존에 쓰던 G913 tkl 모델보다 견고하고 일체감이 있어 오히려 타건하는 맛이 더 괜찮았다. 단단하게 고정된 조약돌을 누르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잘 고정된 키캡과 스위치의 결합 덕분에 타건감을 물론이고 타건음 또한 매우 매력적이었다. 로우프로파일의 비키스타일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키캡의 덜걱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주아주 칭찬하는 부분이다.

 

RGB

 없음. K3 모델중에서 Retro 모델만 RGB가 안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상 키크론의 RGB가 강한것도 아니고 이미 디자인적으로 완성된 제품이므로, 보통 밝은 환경에서 작업하는 나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선연결 & 게이밍

 블루투스 5.1을 지원하는 만큼 아이패드와 맥북에어(M1)와의 연결성은 매우 뛰어났다. 아이패드는 결합되어 연결되어있는 매직키보드와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연결성을 보여줬고, 맥북에어 또한 문서작업등을 하는동안 매우 쾌적하다고 느꼈다.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매우 합격이라는 말이다. 

 블루투스 지원을 하는 데스크탑을 통해서도 테스트 해 보았는데, 메인보드가 블루투스 5.0을 지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문서작업이나 웹서핑시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게이밍테스트를 위해 오랜만에 배틀그라운드를 접속해서 플레이 해 보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로지텍 G913 Tkl 모델에 비해서 정말 아주 미세하지만 딜레이가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이는 데스크탑 메인보드가 블루투스 5.0버전을 지원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그냥 아직까지 블루투스 연결은 유선이나 로지텍의 라이트 스피드 기술은 못따라올 것이라는 편견때문에 느껴진 체감일지도 모르겠다. 굳이 게임을 한다면 유선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문서작업

 K3 Retro의 주 구입목적은 물욕의 해소였지만, 일단 키보드라는 정체성을 감안한다면 문서작업시에 얼마나 만족도를 주는지가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로지텍 G913 Tkl을 사용한 뒤로 로우 프로파일의 느낌에 빠져들어서 다른 키보드는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데,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G913의 치명적 단점은 스위치와 키캡간의 결합상태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적응해서 그럭저럭 사용하고 있지만 처음 사용했을 때에는 여간 거슬리는 부분이 아니었다.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고 구입한 로우프로파일의 K3 Retro 모델이었는데, 아니 왠걸 스위치와 키캡간의 결합상태가 매우 견고하여 나중에 키캡교체가 가능한 부분이 아닌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견고한 결합은 실제 문서작업시에도 굉장한 만족감을 주었는데 지금 블로그 작업을 하며 꽤나 많은 텍스트를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간의 간섭이나 75%의 배열에 따른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니 문서작업에서는 매우매우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하나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탭스컬쳐2가 적용된 키보드에 적응되어 있는 사람의 경우 평평한 키보드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모다? 금방 적응한다.

 

Keychron K3 Retro so Lovely

 

최종평

 예뻐서 구입한 K3 Retro 였지만 키보드 자체의 기능도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얼굴만 예쁜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팔방미인의 느낌이랄까. 본인은 많이 사용하지 않긴 하지만 화이트 LED정도는 포함해 주었다면, 텐키리스 계열의 제품에서 더욱 경쟁력있는 제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부터 타건감까지 흠잡을데 없는 키보드 K3 Retro였다.

 + 요즘 키크론에서 많은 키보드 시리즈를 출시하며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카카오톡 알람과 이벤트 안내로 인해 피로감과 지름신을 동시에 주고 있어서 상당히 괴롭지만 행복하다.

 
 

이런 사람에겐 딱

  • 당신의 책상을 완성시켜 줄 화이트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 평생 게임을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
  • 아이패드, 맥북 등 연결할 기기가 수두룩 하다면
  • 무엇보다 예쁜게 최고라면
 

이런 사람에게 그닥

  • 풀배열 키보드가 아니면 키보드가 아니라는 정통파라면
  • 키보드 하나보다 치킨 4마리가 더 좋다면
  • 키보드에 브랜드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 전자기기는 블랙이라는 흑색주의자라면

 

 
짤막한 타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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